생활초짜/취업길드

성공했던 결과물을 되새기며 열심히 취업준비 하자_1탄

지나스킴 2019. 7. 31. 00:32
"1년 동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2016년 12월에 S사 인사팀에 들어가 1년간 사내 영상 디자인을 맡았다.

글보다 이미지와 영상으로 교육과 행사 활동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내 분위기를 긍정의 효과로 이끌었다. 긍정의 효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계약 만료가 되었을 때 팀원 모두가 적어준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교육 행사에 쓸 영상과 디자인물 제작하는 사내 영상 디자이너

 

가끔 시나리오를 적거나 이미지를 주면 행사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아무런 기획이 없이 제작물을 담당할 때는 교육과 행사 내용을 같이 분석해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도우미 역할도 했다.

간혹 임직원의 불만과 불평이 있으면 상담해주는 역할도 맡았는데, 한 명의 상담자가 다수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자신만의 새로운 역량(?)을 발견했었다.  

 

 

특히 처음 맡은 영상업무가 사내 활동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분기마다 사장과 임원들이 모여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 이번 연도에서 큰 성과를 가진 자료들을 정리해야 하는 영상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제 갓 들어온 초보인데, 혼자서 영상을 못만들어? 아니! 완전 자신감 UP 드루와 드루와

 

오히려 맡게 되었다는 것에 기뻐서, 어떤 영상을 만들지 영상 트렌드를 열심히 찾았고 담당 대리님과 자료를 공유하며 레퍼런스와 비슷하게 만드는데 노력했다. 마감일이 짧진 않았지만 여태까지 영상들을 만들면서 저조한 평가를 내리는 무서운 임원님이 있었기에, 완벽한 완성보다 빨리 만들어서 수정할 수 있는 자세를 대처했다. 하지만 임원으로부터 받은 엑설런트 평가는 위대했고, 이후 3명의 디자이너 중 업무의 반할은 나에게 주어졌다.

 

정말 디자인 업무의 반할을 나한테 준다는 후폭풍을 예상 못했지만, 모두에게 신용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에 기뻤다.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어디를 가든 잘할 거라 믿어요

 

2017년 12월, 사업부 임원이 바뀌면서 업무 시스템도 바뀌었다. 계약직 직무는 앞으로 외주로 넘어갈 것이란 예상과 함께 1년의 사내 영상 디자인의 직무가 2018년 1월로 끝나게 되었다. 앞으로 제작할 영상이 무엇이 있을지 재미있는 고민도 해보고 엎어질 영상도 야근도 걱정되었지만, 갑작스러운 계약 만료는 비껴갈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팀원의 행방, 그리고 내 미래.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헤어져야 할 운명인데, 그 기간이 일찍 다가왔다고 생각해야지.

 

 하지만 쿨한 마음과 대조된 닭똥 같은 눈물은 수 없이 떨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고생반 즐거움반으로 묶인 추억을 되새겼고 남은 기간의 날짜를 세며 만료의 기간을 기다렸다. 

 

분명 마지막은 "수고했다"는 말로 끝나겠지...

 


 

예상보다 빠른 이별을 하게 돼서 아쉽지만, 본인의 역량을 잘 발휘하리라 믿어요

 

퇴사하기 일주일 전, 모든 팀원들이 모인 저녁식사자리는 2018년을 맞이하는 기쁨과 동시에 나의 송별회를 해야 하는 아쉬움이 섞여있었다. 이전에 같이 일 한 2명의 사수님들은 송별회를 맞이할 때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아홉수의 나이 때문이었는지 울고 나서의 창피함이 싫었는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니또 행사를 즐겼다.  

 

곧 있으면 끝나는구나

 

저녁 식사 후 송별회의 마지막과 함께 선물을 전달받았는데, 붐비는 강남의 거리에서 받은 선물은 기뻐하진 못했다. 그리고 귀가를 위해 버스를 탈 때까지 수고했다며 준 선물 가방만 들고 있었고, 의자에 앉았을 때 안의 내용물과 갈색 빈티지 편지봉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9명의 팀원이 적어 준 손편지.

 

4장의 편지 안에는 중후한 글씨체부터 아기자기한 글씨체, 그리고 빈티지 종이라 번져진 펜글씨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엔 내용도 안 읽고 누가 적은 건지 확인을 수도 없이 확인하면서 내용들을 읽어갔다. 집에 도착하기까지 지루하고 먼 1시간 반의 여정은 4장의 편지를 수도 없이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버스에 내릴 때 비로소 마지막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2018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편지를 받은 지 1년. 2019년의 지금, 아직까지 취준생이다.

계약직의 경험도 좋았지만, 이제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 오랫동안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분명 나뿐만이 아니라 좋은 회사를 목표로 도전하는 취준생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많아지는 내 나이 31세를 바라라 보며 초초 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 안 괜찮다고 하면 상처 받아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정말 내가 취업을 못하는 건 무엇이고, 왜 그런지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서류합격에서 어렵다면 자소서의 내용이나 이력서를 고쳐야 한다. 서류는 합격하지만 면접에서 너무 긴장해 떨어진다면 자기 PR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도 취준생 중 1명이지만 2019년 8월 취업성공의 목표로 브런치를 만들었고, 취준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적기 위해 글 적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는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자신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를 뿐. 

 

나는 현재 영상 콘텐츠 직무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 취준생이다. 회사 면접에서 들었던 말은 제작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획에 대한 경험이 없는 거 같아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Q. 그런데 왜 이런 말을 듣는 걸까?

고민도 많이 해보고 나름대로 준비했다 할지라도 3번의 실패는 자신감을 3배로 하락시킬 뿐이었다. 

 

Q. 내 PR을 어떻게 했을까?

나는 면접에서 프리미어와 에펙을 잘 다루고, 1인 제작의 능력이 특출 나다는 실무의 능력만 강조했다. 나는  빈티지 종이에 적어준 손편지를 까먹고 있었다. 나는 직무 능력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은 사원이다. 이 경험으로 사내의 분위기도 좋아졌을뿐더러 행사를 하면서 임원들, 그리고 사장님으로부터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받은 결과가 있다. 나는 업무를 받으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

 

나는 회사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랑스러운 인재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 낙엽처럼 떨어지는 서류/면접에 괴롭고 슬프고 우울할 수 있다. 이 슬픔을 받아들이지 말고 성장해야 한다. 3개월 동안 취업준비-서류합격-면접 탈락을 거치면서 나 자신도 우울하고 슬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지만.....

우리는 회사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